Next Life Page

어제보다 나은 오늘, 숨은 나를 두드리는 공간

말과 생각

모두에도 예외는 존재합니다

우리는 ‘모두’라는 말을 같은 뜻으로 사용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안에는 각자의 배경과 이해 범위가 담겨 있습니다. AI 활용과 커뮤니케이션에서 서로 다른 결과가 생기는 이유를 ‘모두’라는 말의 범위에서 살펴봅니다.

Jung Ho5분
노트 위에 쓴 손글씨 제목 모두에도 예외는 존재합니다와 ALL이라고 적힌 원, 원 밖의 ALLᶜ 영역을 표현한 그림

우리는 ‘모두’라는 말을 자주 사용합니다.

AI에게 업무를 요청할 때도,
회의에서 의견을 모을 때도,
점심 메뉴를 정할 때도 그렇습니다.

“모두 괜찮으신가요?”

이 질문에 아무도 반대하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가 같은 생각을 했다고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모두’라는 말이 언제나 같은 뜻으로 해석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말을 다르게 이해하는 이유

AI를 사용하는 방식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누군가는 AI를 검색 도구처럼 사용합니다. 궁금한 것을 묻고, 답을 확인하고, 필요한 내용을 복사합니다.

반면 누군가는 AI에게 업무의 맥락과 목적을 설명하고, 반복되는 판단 기준을 정리해주고, 여러 도구와 연결해 업무를 자동화합니다.

같은 AI를 사용하지만 결과는 전혀 다릅니다.

이 차이는 단순히 한 사람이 AI를 더 잘 다뤄서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두 사람이 AI와 공유하고 있는 배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같은 말을 듣고도 서로 다른 배경을 떠올리는 사람들
같은 말도 각자가 가진 배경에 따라 다르게 이해될 수 있습니다.

‘모두’ 안에는 배경이 들어 있습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내용을 설명하지 않아도 대화할 수 있는 것은, 이미 공유된 배경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화의 시작과 끝을 알고 있으면, 그 사이에 빠진 내용은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지금까지 나눈 이야기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빈 부분을 채웁니다.

하지만 그 빈 부분이 모든 사람에게 같은 방식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업무의 목적을 알고 있고, 누군가는 아직 모릅니다.

누군가는 이전에 합의한 기준을 알고 있고, 누군가는 처음 듣는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같은 문장을 듣고도 서로 다른 그림을 그립니다.

모른다는 것을 모르는 범위

더 어려운 문제는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를 때 생깁니다.

이 범위에 있는 내용은 질문하기도 어렵습니다. 빈칸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모두 고려해줘”라고 말해도, 지금 내가 알지 못하는 범위까지 자동으로 채워지지는 않습니다. AI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어진 시작과 끝, 그리고 그 안에 담긴 배경을 바탕으로 빈 부분을 추론할 뿐입니다.

그래서 AI를 같은 수준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AI가 누구에게는 친절하고 누구에게는 불친절해서가 아닙니다. 각자가 AI에게 제공한 범위와 배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먼저 언어의 범위를 정해야 합니다

우리가 소통할 때 필요한 것은 ‘모두’라는 말을 더 자주 사용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 말이 가리키는 범위를 먼저 정하는 일입니다.

서로 같은 지도를 보며 대화의 범위를 확인하는 두 사람
범위를 함께 정하면 서로 같은 지도를 보며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이번 논의에서 말하는 범위는 A부터 E까지입니다.

A와 B는 이미 합의된 내용이고,
C는 이번 회의에서 결정합니다.

D와 E는 다음 논의로 남깁니다.

이렇게 범위를 정하면 서로가 같은 그림을 보면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AI에게 업무를 시킬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엇을 해결하려는지,
어디까지를 맡기는지,
어떤 기준으로 결과를 판단하는지,
무엇은 포함하지 않는지를 알려줘야 합니다.

그때 AI는 우리의 업무를 더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AI가 어디까지 알고 어디부터 모르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모두’는 모두 같다는 뜻이 아닙니다

‘모두’라는 말에는 항상 예외가 존재합니다.

그 예외는 누군가가 틀렸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배경과 범위 안에서 같은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중요한 대화일수록 “모두가 알고 있겠지”라고 넘기기보다, 먼저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우리가 말하는 ‘모두’는 어디까지인지.

이번에 함께 도달하려는 목적지는 어디인지.

이 두 가지를 확인할 때 우리는 비로소 같은 말을 하면서도 서로 다른 곳으로 가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오늘 누군가와 나눈 ‘모두’에는 어떤 범위가 담겨 있었나요?